(재)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인천아트플랫폼은 개관 15주년을 맞아 기획전시 《협업의 기술(The Act of Collaboration)》을 2024년 10월 25일에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15년간 창작공간으로서 인천아트플랫폼의 성과와 역할을 돌아보며,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제공해 온 역할을 ‘협업’이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한다.
참여 작가 11팀(18인) 중 10팀(17인)은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입주 예술가들로,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예술가 팀(듀오, 콜렉티브 포함)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과 더불어 이번 전시를 위해 일시적으로 협업한 개별 작가들의 작품을 공개한다.
2014년에 입주한 예술가 듀오 ‘방앤리’는 뉴미디어 아트 설치, 관객 참여형 무대, 예술가 기술 융합 프로젝트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AI 예언자 청문회'(2023)를 비롯하여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박종길 선임연구원(뉴로모빅 공학박사)와 협업하여 제작됐다.
이 작품은 인공지능 기술이 재창조하는 시간 개념과 과학기술 윤리, 딜레마를 다루며, 과학기술 문해력과 시청각 장애인의 접근성 향상에 대한 방앤리의 고민을 담고 있다.
작품과 함께 제공되는 용어 해설 등 다양한 장치를 통해 관객들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환경을 제안한다.
2018년 세계 최고 권위의 전자 음악상인 ’독일 기가-헤르츠 어워드‘의 최초 한국인 수상자가 된 아티스트 듀오 그레이코드, 지인(2016년 입주)의 작업 2점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공기의 진동, 소리의 음압 그리고 음악적 긴장과 이완을 작품의 언어로 활용하여, 비가시적이지만 실재하는 현상을 소리로 분명하게 드러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하는 신작 '업사이드다운(2024)은 전시장에 설치된 3개의 스피커가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소리를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위'가 '옆'이 되고, 다시 '위'가 '아래'로 변하는 소리의 이동은 우리가 스스로 설정한 방향성을 모호하게 만들며, 우리가 인식하는 정보가 각기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2019년 시각예술부문으로 입주했던 문소현 작가는 이듬해 ’인천아트플랫폼 2020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로 선정되어 전시장 1에서 《발견된 위치 없음》(2020)이라는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때 출품한 동명의 14채널 영상 작업은 공연예술 그룹 COR3A(코리아)의 사운드 협업으로 완성됐다.
두 작가(팀)는 실제 전시장과 가상의 공간이 뒤섞여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발견된 위치 없음' 작품을 2024년 버전으로 다시 제작하여 전시장 1에서 4채널로 선보일 예정이다.
2019년도에 입주한 차승언 작가와 2023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황규민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만났다.
'황씨화보'라는 이름의 연작을 통해 과거 서화에 자신의 해석을 더해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는 황규민 작가는 언뜻 평면 회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적으로 손으로 짠 직물로 만들어진 차승언 작가의 “직조회화”에 영감을 받아 새롭게 제작한 '차승언화보'의 세 작품을 선보인다.
전통과 예술에 대한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세대의 두 작가의 첫 협업 작업을 이번 전시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그밖에, 2014년과 2018년에 입주한 전보경 작가와 2022년 입주한 김우진 작가가 포함된 콜렉티브 그룹 자-아(Z-A)는 2층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미술계 구조에서 발생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작년에 진행한 협업 작업 '팬케이크 스왑'을 통해 재료와 창작 방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창작의 원동력 삼았던 임선구(2023년 입주)와 구자명(2021년 입주) 작가도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각자의 작업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불과 물을 교환하여,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 공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물을 전시에 선보인다.
한편, 인천아트플랫폼은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입주 예술가의 스튜디오 1곳을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약 16평 규모의 E-6호실에서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입주한 황문정, 김정모 작가가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작업을 선보인다.
두 작가는 예술가에게 창작공간은 어떤 의미인지, 레지던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게임 형태의 작업을 제시한다.
관람객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플레이하고 즐기며 다양한 형태의 예술작품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인천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건축가 손주희(금손건축 소장)가 참여 작가로 함께하며, 하나로 규정될 수 없는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협업의 형태를 드러내는 주제를 강조한다.
서로 다른 매체의 작업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고, 가벽 설치나 폐기물을 최소화하여 환경을 고려한 예술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특히, 손주희 건축가가 공간 디자인을 맡은 등록문화재 제248호 옛 일본우선주식회사의 인천지점 D동 건물이 ‘IAP 아카이브’로 재개관한다.
새롭게 정비된 IAP 아카이브에는 인천아트플랫폼이 지금까지 기획해 온 다양한 프로그램과 예술 활동이 담긴 출판물과 자료, 그리고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인천아트플랫폼을 거처간 500여 명의 작가들의 포트폴리오 자료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뿐만 아니라, 구입과 기증을 통해 수집한 국내외 예술·인문 분야 단행본, 전시 도록, 정기 간행물 등도 함께 비치되어, 관람 시간 내에 고즈넉한 건물에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입주 예술가들에게 제공받은 인천아트플랫폼 출신 작가의 입주 당시와 현재 작업을 살펴볼 수 있는 이미지를 공개한다.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여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통해 15년간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에 대한 역사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전시는 2025년 2월 2일까지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월요일 휴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전시 개막행사는 10월 25일, 16시에 전시장 1(B동) 1층에서 진행되며,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전시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11~12월 사이 “협업”을 주제로 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