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싱가포르 제주의 날’ 행사를 통해 제주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의 아세안 진출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17일과 18일 이틀간 싱가포르 선텍타워1 로비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에는 22개 제주기업 및 유관기관이 참가했으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30여 명의 현지 바이어가 참여했다.
수출상담회는 기존의 견본 상품 전시와 수출 상담의 형태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실용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참여 기업별로 주력 상품에 대한 시식·시음코너를 운영해 현지 소비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현장 판매코너를 통해 소비자들이 관심 있는 제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제주문화콘텐츠 관광홍보부스 운영과 더불어 현지 소비자가 제주 상품 구매 시 다양한 제주 콘텐츠상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등 형식과 내용에 변화를 주고, 제주상품의 청정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해외 바이어들에게 큰 관심과 호응을 얻어냈다.
오영훈 지사는 18일 수출상담회 현장을 방문해 참여 기업과 행사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홍보부스를 둘러보며 수출 현황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오영훈 지사는 “이번 행사가 제주 상품의 아세안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제주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제주기업 에코제이푸드 정석환 대표는 “이번 행사는 케이 푸드(K-FOOD) 성장에 맞춰 제주 브랜드의 가치를 적극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제주도와 유관기관 등의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도내 중소기업들의 무역 진출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유기농, 천연제품 전문 유통업체 유나이티드네이처(Unitednature F.E. Pte Ltd) 관계자는 “매우 자연적인 제주 상품의 특성이 자사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한다”면서 “제주 화장품에 관심을 두고 가격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출 상담회에서는 총 138건의 상담이 이뤄졌으며, 수출 상담액은 총 482만 8,500달러(이하 USD 기준, 한화 약 66억 1,504만 원), 계약 추진액은 226만 4,300달러(한화 약 31억 209만 원)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아침미소는 3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현장에서 체결하는 등 제주 상품에 대한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한편, 오영훈 지사는 수출상담회 방문에 앞서 싱가포르 제주사무소에서 싱가포르 유통업체 및 육류기업인 티옹 리엔(Tiong Lian)의 래리 테오(Larry Teo) 비즈니스 매니저 및 싱가포르 육류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제주 한우와 흑돼지의 싱가포르 시장 진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0월 서귀포축협과 티옹 리엔이 한우 수출 및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비즈니스 교류가 양 지역 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한우 수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국가 단위가 아닌 지역단위로 구제역 청정 인증을 추진 중이다. 또한, 싱가포르식품청(SFA)에 구제역 청정지역 인증 이전에 제주 축산물의 조기 수입을 요청하는 서한을 지난해 11월 전달했으며, 현재 SFA에서 이를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 식품청이 한국산 소고기 수입을 우선 검토 중인 가운데, 오영훈 지사는 “제주 한우뿐만 아니라 제주 흑돼지에 대한 현지 선호도도 높을 것”이라며 “제주 흑돼지는 이미 홍콩,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돼 반응이 무척 좋은 만큼 흑돼지도 함께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오 지사는 “내년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맞아 제주 한우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수출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싱가포르 육류협회 측은 “소고기 수입이 승인되면 돼지고기도 순차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한국 육류 수입을 희망하고 있어 육류협회도 싱가포르 식품청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한우의 싱가포르 수출이 실현될 경우, 현지 프리미엄 소고기 시장에서 위치를 확보하고 한국 축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식 구이나 바비큐(BBQ) 등을 선보이는 한식당들의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제주 한우의 뛰어난 품질과 맛은 현재 싱가포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과 호주산 와규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주사무소 설치 이후, 아세안 플러스 알파 정책을 통해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관광 분야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2023년 제주를 찾은 싱가포르 관광객은 전년 대비 189% 증가한 3만 7,232명을 기록했으며,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주요국 관광객 유치 실적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제주도의 아세안 지역 수출 실적도 늘어나고 있다. 전체 아세안 국가에 대한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으며, 특히 싱가포르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8월 기준 대싱가포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8월 기준) 61% 증가해 국가별 수출액 순위에서 8위를 기록했다.
제주도는 이번 ‘싱가포르 제주의 날’ 행사를 계기로 아세안 지역과의 경제?관광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