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오는 7월 13일 오후 4시 인문학 복합문화공간 별관에서 기획 프로그램 별관 살롱의 네 번째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별관 살롱’은 부산을 빛낸 독립운동가·예술가 등의 후손을 초청해 업적을 환기하고 인간적 면모를 확인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올해 주제는 ‘대가(大家)의 2세들’이다.
이번 살롱의 이야기 주인공은 우리에게 '그네'라는 가곡의 작곡가로 널리 알려진 음악가 고(故) 금수현 님(1919~1992)이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7월 22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당시 경상남도 김해군 대저면)에서 출생한 고(故) 금수현 님은 부산은 물론 한국음악발전에 기여한 대한민국 1세대 음악가다.
어린 시절 음악에 대한 남다른 재능을 지닌 금수현 선생은 부산제2공립상업고등학교(현 개성고) 진학 이후 독학으로 음악 공부 시작, 상고 졸업 후 음악학교 진학을 위해 유학길에 오른다.
동양음악학교(도쿄음악대학교의 전신)에서 성악과 작곡 공부, 1942년 바리톤 가수가 되어 귀국한 그는 훗날 ‘획기적인 일’로 평가받은 귀국독창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전개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네』는 1960년대 출간된 가곡집으로, 그 중 수록된 가곡 ‘그네’는 금수현 선생이 장모(丈母)인 부산의 대표 여류 소설가 김말봉의 시를 읽고 영감을 받아 곡을 붙임으로써 세상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금수현 님은 수많은 가곡과 동요 등을 작곡하는 한편 교육자, 문화기획자, 음악매체 발행인 등 다방면에 걸친 활동으로 한국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이번 7월 별관 살롱에서는 아들 금난새 님의 기억을 통해 음악가 금수현 선생의 삶을 조명함은 물론, 세계적인 지휘자로 손꼽히는 금난새 님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며 음악적 스승이자 아버지로서 금수현 선생이 끼친 영향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버지 금수현은 작곡가이자 성악가로, 아들 금난새는 지휘자로 활동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아버지 금수현과 아들 금난새는 양질의 콘텐츠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음악 단체를 운영했다.
금난새는 ‘유라시안 필’과 ‘금난새뮤직센터(Gum Nanse Music Center)’를 운영한 바 있는데 그보다 앞서 해방기에 금수현 선생은 예술단인 ‘새들예술원’을 운영해 오페라(가극) 공연 콘텐츠를 제작해 무대에 올렸다.
부자(父子)는 교육을 통한 음악 후속세대의 성장에 깊이 관여했다.
금수현은 동래여고, 경남여고, 부산사범학교 등에 재직하며 후학 양성은 물론 음악극 창작 등의 활동을 펼친다.
금난새 또한 서울예고 교장을 지냈으며 대학생연합오케스트라, 청소년오케스트라 등을 통해 후속세대를 발굴하고 이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금수현과 금난새는 클래식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금난새는 1980년부터 해설음악회를 시작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도모했고, 그보다 앞서 금수현은 관객 소통형 공연인 ‘부산극장 희망음악회’와 ‘노래하자회’를 개최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음악전문지인 ?음악주보 와 1970년대 ?월간음악 을 발행하는 등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이렇게 서로 같은 듯 다른 길을 걸어온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통해 부산 음악사는 물론 한국 근현대음악사의 태동과 성장 과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7월 별관 살롱은 남영희(부산문화회관 본부장) 씨가 대담 진행자로 나선다.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 신청은 오늘(25일)부터 역사관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 40명 접수로 진행한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 님의 탄생 뒤에서 음악적 선배이자 아버지로서 영향을 끼친 고(故) 금수현 님의 개인적 생애와 사회적 공로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가족 간에 나누는 정서적 유산의 소중함 또한 함께 느껴보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