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에서까지 고향을 사랑했던 한 군민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7일, 머나먼 이국인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이명헌(53)씨가 최문순 화천군수를 방문했다.
올해 유명을 달리 한 화천군민, 고(故) 이춘오(향년 81세)씨의 아들인 이씨는 이날 최문순 군수에게 고향사랑 기부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화천군 고향사랑 기부제가 시작된 지난 1월 이후, 최고 기탁액이다.
이명헌씨는 “아버지가 고향인 화천을 많이 사랑하셨다”며 “생전에도 고향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셨다”고 했다.
이어 “마침 올해 고향사랑 기부제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화천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아버지 유지를 받들어 기부를 결정했다”고 담담히 밝혔다.
실제 고인은 화천에서 태어나 성장했으며, 화천초, 노동초, 대붕초교 등 3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교편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헌씨 역시 화천초교를 졸업한 출향군민이며, 고인의 딸인 이명미씨는 현재 화천군청에서 공직에 몸담고 봉직하고 있다.
화천군은 고인의 유지와 자녀들의 뜻을 감안해 의미있는 곳에 기부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연초부터 시작된 고향사랑 기부제를 통해 화천군에는 현재까지 553건, 8,511만원의 기부금이 조성됐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들이 꼭 필요한 곳에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