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면장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불 놓지 마세요. 산불 나면 큰일 납니다.”
충북 영동의 한 시골 면장이 구수한 목소리로 산불 예방 홍보 방송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양산면에는 어김없이 매일 오후 6시면 집집마다 설치된 방송 앰프에 권순문 면장의 산불 예방 홍보 방송이 흘러나온다.
이달 초 이장회의 때 이장들이 주민들의 봄철 산불 경각심을 높이고 이장 업무 경감을 위해 면장이 산불 예방 방송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적극행정 차원으로면장이 수용하면서 산불 예방 방송을 하게 됐다.
권 면장은 지난 13일부터 산불 예방 방송문을 직접 작성하고 녹음해 마을방송시스템을 활용해 송출하고 있다.
또 그는 지난 6일 면사무소 뒤편 비봉산 산불감시초소에 직접 올라 취약지 점검를 점검하고, 매일 관용차를 타고 산불 예방 가두방송도 하는 등 산불 예방 활동에 진력하고 있다.
주민 김 모(83세) 씨는 “날이 어두워 질 무렵이면 매일 면장이 불 놓지 말라고 방송한다”라며 “면장한테 미안해서 주민들이 일체 소각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 안전 모바일방송시스템을 활용해 출장 중이거나 부재중일 때도 휴대폰으로 마을에 방송 송출이 가능해 권 면장의 산불예방 방송 부담도 크게 덜었다.
권 면장은 “봄철은 1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단 1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도록 산불 예방 방송은 5월 중순 까지 책임지고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동군은 이달 1일부터 오는 5월 15일까지 105일간을 봄철 산불방지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체계적인 산불예방과 초동 진화를 위한 산불방지비상체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