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만든 키오스크 안내판을 신한은행에서 만난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 고령사회대응센터는 노인 20여 명과 함께 은행용 키오스크 안내판을 제작하고 인천지역 내 신한은행 90개 지점에 부착한다고 11일 밝혔다.
‘키오스크 달인되기’ 안내판은 실제 신한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그림을 넣고 글씨를 크게 만들어 한눈에 쏙 들어오도록 만든다. 동작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 이를 따라가면서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카드, 통장, 계좌번호 등 다양한 인출 방법에 따른 설명도 달린다. 단계마다 거래 취소 버튼 그림을 넣어 잘못했을 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도 중단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달 중 제작을 완료하고 다음 달 중 신한은행 인천 전체 지점에 부착한다.
이와 함께 키오스크 이용 방법을 5가지 주제별 영상으로 만들어 인천지역 노인 복지 시설에 배포할 예정이다. 어르신들이 직접 출연한다. 영상은 키오스크 등 디지털 교육 자료로 활용한다.
안내판은 고령센터가 지난 6월~9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모사업으로 진행한‘고령친화 환경 조성을 위한 키달(키오스크 달인) 사업’ 결과물이다. 미추홀노인복지관과 손잡고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 22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은행을 비롯해 식당, 극장, 카페 등에서 9번에 걸쳐 실습하고 경험한 내용을 안내판에 옮긴다.
류수자(88) 씨는 “디지털 시대에 기기를 다루지 못하면 뒤처지기 때문에 우리 노인들이 앞장서서 배우고 익혀 전파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며 “얼마 전 손주와 함께 영화관에 가서 예매, 음료 구매 등 모두 해내니 ‘와 할머니 최고’라고 해줬다. 열심히 노력해서 신세대 할머니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홍지영 미추홀노인복지관 관장은 “우리 복지관 어르신들 22명은 인천 시민을 대표해 이 사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두어 달간 과정이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지역 간 협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안내판 제작은 특히 신한은행이 힘을 보탠 덕분에 더 많은 노인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9월 남동구 구월동에 금융교육센터 ‘신한 학이재’를 개관했다.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 교육과 기기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고령센터는 앞서 지난달에는 스마트폰 안내서 ‘스마트폰 할만하군’을 만들어 노인과 노인복지관 등에 배포했다. 또 고령친화도시 모니터링단 운영과 제 2경력개발교육, 인생재설계교육 등을 진행하고 고령사회 대응 역량을 키운다는 계획이다.